[양천구 헤어샵] 남자만의 공간_남탕

몇달 전 마지막으로 머리를 자른 뒤

귀차니즘과 바쁨의 경계에서 석달 정도를

헤어컷을 방치했더니 더벅머리가 아니라

거진 중단발 수준까지 자라버렸다...

 

원래 자주 가던 미용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2~3년 넘게 근무하시던 디자이너분이

갑자기 퇴사하시는 바람에 더 미루게 됐다

 

그러던 찰나에 지인의 추천으로 원래 다니던 미용실의 근처, 집에서 더 가까운 미용실 하나를 가게 되었다

 

입구에 써진 '목욕 안합니다'가 압권

 

이름은 남탕

생긴지는 근 2년 정도 된거같은데

나도 가봐야지 가봐야지 생각만하고 실천을 못하고있던 곳이었다

 

그렇게 당일 예약을 하고 방문한 남탕

뭔가 입구부터 레트로한 감성이 지배적인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장님과 디자이너 한분께서 계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남성 전용 미용실이다

그런데 사장님과 디자이너분이 여리여리하고 머리가 길으셔서 여자로 오해할뻔한게 아닌가...;

 

입장부터 나혼자만의 유쾌한 오해로 시작되었다

예약 확인을 하고 사장님께서 대기석으로 안내해주시면서

편하게 냉장고에서 음료 하나를 꺼내서 먹으라고 권유해주셨다

 

이곳저곳 방명록이 많다

 

첫인상은 무언가 그냥 편한 동네 형네 가게에 온 느낌...

벽에 걸린 사업자등록증과 미용사 자격증을 보니 사장님은 나보다 형이 분명하다

그치만 자신이 형임을 강조하는 형이 아닌 '그냥 편하게 있다가 가~'라는 느낌을 주는 형이 있는 편안함을 느끼게하는 그런 공간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80년대~90년대 초 출생자들은 알만한 디자인이다

약간 향수가 느껴지는 그런?

주말마다 아빠 손잡고 동네에 있는 OO탕에 가서

나가고 싶어 안달이었던 온탕에 몸을 담그고 아빠 손에 이태리때밀이로 벅벅 밀리고 나왔던, 그리고 뚱뚱한 바나나우유 하나에 웃던 그 시절 말이다

 

꽤나 인테리어를 잘해두셔서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왔다 

즐거웠던 회상의 시간이 지나고 컷트의자에 앉자

디자이너분께서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지 물어보셨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는데 친절하게도 다 수용해주시고 추천까지 해주셨다

 

머리를 자르는 내내 개인적인 이야기로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기분을 이어갈 수 있어서 더 좋은 느낌을 받았다

커트 이후 작은 샴푸공간에서 샴푸 후 머리 스타일링을 봐주시는데

 

역시 남자머리는 남자가 잘 안다고 했던가...

중단발의 길었던 내 머리는 어느새 투블럭으로 정돈되어 있었다

앞머리를 이용한 스타일링을 두, 세가지 보여주시고

마지막으로 에센스까지 발라주시고 마무리가 되었다

 

가격은 비싼편은 아니다

 

커트 비용은 1만 6천원, 원래는 1만 7천원이지만 예약할인으로 1천원 할인을 받았다

솔직히 남자 머리 자르는 비용치고는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요새 프랜차이즈 미용실에 가도 남성 커트는 거의 1만 5천원 선이다

그렇기에 가격적에서 비싸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재치있는 사장님과 디자이너분의 입담, 그리고 남자들만의 공간

무언가 신정동에서 볼 수 없는 2030 남성의 커뮤니티 같은 느낌

손님들 하나하나 자신의 명함을 비치하고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라는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평소 첫인상이 좋은곳은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아마 이곳은 내 단골 미용실이 될게 분명하다

그만큼 즐거운 곳이었다

 

쿠폰 아니고 명함이다

 

⛳ 서울 양천구 신정동 1183-1, 1층
☎️ 02-2602-6845
⏰ 매일 11:00 - 21:00
🚙 없음, 도보 방문 추천